11편_채영길 후원회원님과의 만남

MWTV | 2017.05.29 08:15 | 조회 91

후원회원과의 만남 <11> 이주민방송에서는 매월 한 번씩 이주민방송을 후원해 주시고 계신 회원님과의 특별한 인터뷰를 진행합니다.



채영길 후원회원님과의 만남




채영길 후원회원님, 반갑습니다. 간단히 소개 부탁드릴게요. 

 

채영길이라고 합니다. 한국외국어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 학부의 부교수로 있고요. 주로 일단 다문화, 공동체미디어, 그리고 저널리즘, 대안미디어 등에 등에 대한 연구를 하고 있어요. 


미디어 전공하셨는데 이주사회에 대한 관심은 어떻게 갖게 되셨어요?

 

미국에서는 워낙 다문화와 관련된 매체도, 사례도, 이론도 많이 있는데 한국에는 관련 논의가 별로 없었어요. 그런데 90년대 초반 이주노동자가 들어오기 시작하고, 90년대 중반 넘어 명동성당에서 이주노동자들이 농성도 하고 사회적으로 이슈가 생기면서 이주노동자들의 존재가 가시화되기 시작했던 거죠. 

하지만 기존 미디어의 보도에서는 이주민들이 제대로 드러나 있지가 않았어요. 미디어 연구에서는 ‘말하는 사람들’, ‘보이스의 주체’가 굉장히 중요하거든요. 그걸 찾아보자는 생각이 들었죠. 한국사회의 변화에 있어서 그 사례를 보고 싶었어요. 그러다 마침 딱 MWTV를 알게 된 겁니다. 

목소리를 내는 주체가 개별화되는 것에 대한 문제점을 많이 느꼈다고 해요. 특히, 2004년에 명동성당에서 이주노동자들이 1년간 농성을 할 때 그걸 진짜 많이 느꼈던 거예요. 그래서 MWTV를 시작하게 됐다고 하는데, 제가 이론적으로만 배웠던 활동을 실제로 하고 있더라구요. 그래서 바로 한국으로 넘어 왔습니다. 그때가 2006년 늦여름이었어요. 6개월간 한국에서 MWTV 활동을 했어요. 사실 처음부터 활동을 하려고 했던 건 아니었는데 연구를 하다 보니 어느새 활동을 하고 있었어요. 그게 되게 자연스러웠고 재미있었습니다. 미누, 마붑, 이병한 선생님, 멤버들이 다 좋은 분이셔서 형제처럼 즐거운 시간을 보냈던 것 같아요. 그러다가 2008년에 저는 논문을 마무리하기 위해서 다시 미국으로 돌아갔어요. 그 논문 주제가 MWTV였어요. (편집자주 : "Immigrant media and communication processes for social change in Korea : MIgrant workers television(December, 2008)" 한글로는 이듬해에 한국에서 나온 논문이 있다. “다문화사회 변화과정의 재해석 : 이주민 주체와 이산 공론장의 형성” (언론과 사회 17권 2호, 2009.5, pp. 49-86))

그리고 운 좋게 한국에서 교직에 있게 되면서, MWTV에는 후원만 하고 있어요. 사실 마음에 부채의식이 있어요. 사람이 늘 부족하잖아요. 

  

그때도 사람이 많이 부족했었나요?

 

그럼요. 그래도 지금 보면 그때가 더 나았던 것 같기는 해요. 꾸준히 활동했던 사람들도, 상근활동가도 몇 명 있었고, 시민방송 RTV도 많이 도와줬고. (편집자주 : 2008년 이전까지 방송발전기금을 받아 운영되던 시청자참여 전문채널 시민방송RTV는 이명박 정권 때 지원이 중단되어 고사 위기에 놓였었다. RTV로 송출되는 이주노동자세상을 제작하던 이주민방송도 같이 어려워졌었다.) 

이제 정권이 바뀌었으니까 나아질 거예요.

 

당시에 주로 어떠한 활동을 했나요.

 

주로 취재하고 기사 작성을 했어요. 한글로 기사를 작성하면 다른 친구가 그걸 영어로 번역하고. 영어를 받으면 해당 기자들이 그걸 각 언어로 번역했어요. 그때는 이주노조와 같이 많이 활동을 했었어요. 제가 미디어분야 쪽에 아는 분들이 있어서 그분들을 연결해서 기자 교육, 아나운서 교육 등을 진행하기도 했고요. 사실 그 동안은 기사 쓰는 것도 제대로 배운 게 아니어서, 기사를 썼다기보다는 사실 기사 흉내만 내고 있었지 싶기도 했는데, 교육 때 실제 취재를 했던 사람들에게 직접 기사 쓰는 방식을 들으니까 아무래도 동기부여도 되고, 흥미도 더 생기고 그랬지요.  


MWTV 활동 당시 인상적인 에피소드가 있으면 들려주세요. 

 

제가 (활동하는) 태도를 바꿔야겠다고 생각했던 계기가 있었어요. 제가 연구비 받은 게 있어서 술이라도 마신다고 치면 가급적 제가 술값을 내려고 했었거든요. 그런데 이병한 선생님이 거기서 동정 같은 느낌을 받으셨던 것 같아요. 그게 많이 부끄럽더라고요. 이건 ‘같이 하는’ 게 아니다. 내가 시혜적으로 활동을 하고 있던 건 아닌가. 그래서 그때 ‘같이 한다는 것이 무엇인가’에 대해서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일단 제가 이주민은 아니잖아요. 그런데 내가 그들이 나와 다르다고 해서 그들을 돕는 것은 또 어불성설이니까. 일종의 Negotiation(협상, 절충) 과정이 늘 있었던 것 같아요. 그런 게 필요하기도 하구요.

사실 선주민의 이주민 활동이라는 부분에서 항상 딜레마가 생기는 것 같아요. 서로 다른 문화라서 좋기도 하겠지만 내적이고 미묘한 어려움들이 생기는거죠. 이게 솔직히 드러나면 좋을 것 같아요. 사실 다문화 관련 활동을 하는 데에서 제일 중요한 이야기일 것 같아요. 사실 당연한 거잖아요. 이주민과 선주민 모두 이런 문제를 알고 있어야 서로 더 잘 지낼 수 있지 않을까요?


2004년 명동성당 농성 때처럼 이주민 인권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생기기 전 단계에서는 운동성이 강하다가 지금은 좀 많이 약해진 것 같아요. 이런 상황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요?

 

지속성은 늘 중요한 문제죠. 재정문제, 인력문제가 해결이 되어야 지속성이 생길텐데, 이걸 해결하려면 커뮤니티가 있어야 된다고 생각해요. 커뮤니티 없이 활동가나 단체 중심으로만 구성돼 있는 미디어는 지속성도 떨어지고 상근자도 구하기 힘들 테니까. 미누나 마붑은 “우리 커뮤니티 있다고 하는데 커뮤니티 없어요”라고 하더라구요. 지금은 커뮤니티 상황이 어떤지 모르겠는데 여전히 한국사회에서 이주민들의 커뮤니티를 만드는 건 쉽지 않은 것 같아요. 한국 사람들도 커뮤니티를 못 만드는데 오죽하겠어요. 더군다나 노동 환경도 좋지 않은 상황에서요. 그래서 제가 활동할 때는MWTV가 단순히 컨텐츠를 만들고 배급하는게 아니라 커뮤니티를 구성하는 구성자로서의 역할을 해야된다는 논의를 많이 했었어요.


그렇다면 MWTV는 매체로서만 다가갈 것이 아니라 현장에서 하는 활동들에도 신경을 써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도 했던 것 같아요. 제가 연구하는 공동체 미디어의 고민이나 MWTV의 고민이 그런 지점에서 통하는 점이 있는 것 같아요. 공동체 미디어에서 많이 하는 거리영화상영, 야외 방송, 커뮤니티 이벤트, 학술대회 같은 방법들을 차용하기도 했었죠. 여기에 더해서 이주노동자들은 같이 활동하는 데 공간적 시간적으로 제약이 많으니까, 직접 오디오를 녹음해서 보내주면 그것을 편집해서 방송을 하는 방법도 고민했었고요. 잘 되지는 않았지만요. 


MWTV의 정체성을 어떻게 가질 것인가에 대한 문제인 것 같아요. 어떻게 우리가 그들이 원하는 컨텐츠를 생산할 것인가 하는 것이 보통 공동체 미디어에 대한 전통적 모델이잖아요. 그렇게 갈 것이냐, 또는 시민방송RTV처럼 각 커뮤니티가 자체적으로 방송이나 연대활동을 할 수 있게 지원하고, 거기서 생산된 컨텐츠를 재가공해서 송출하는 플랫폼으로 갈 것인가. 사실 두 방식을 다 해도 되지요. 


그런데 이런데 대한 논의가, 결국에는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지 못하고 몇 사람만 모여서 결정하게 되더라고요. 그러다보면 또 명망가 중심의 활동이 되버리는 것 같기도 하고. 많은 사람들을 참여시키려면 결국 개인들이 성장할 수 있는 방법을 만들어줘야 되는 것 같아요. 자신들이 향상되었다는 느낌을 받아야 다음 활동에도 참여하고 싶은 마음이 생길 테니까. 그래서 자기 목소리를 내는 기획들이 더 소중한 것 같아요. 


사람들이 미디어에 관심을 가지려면, 물론 가치도 중요하겠지만 실제적인 재미나 이해가 중요하잖아요? 이주민방송이 재미를 위해서만 미디어를 하는 상업적 미디어는 아니지만, 어쩌면 약간 주류적인 아이디어를 받아들일 필요가 있을지도 모르죠. 제일 좋은 건, 많은 사람들이 자기 목소리를 낼 수 있게 해주고, 변화의 결과를 직접 느끼게 해주는 것 같아요. 내 목소리 때문에 다른 사람들이 즐거워한다, 아니면 내 목소리를 듣고 연락이 온다, 아니면 내가 TV에 나온다, 이런 개인적이고 사소한 즐거움도 있을 거구요.


사람들이 미디어를 하는 이유가, 인정에 대한 욕구도 있거든요. MWTV가 인정을 받는 것도 중요할 것 같아요. MWTV가 어느 정도 인정을 받았을 때 사람들이 참여를 하고 싶어할 수 있거든요. 사실 사람들이 참여하는 이유는 되게 단순해요. 정체성하고 관련되어서, 자기가 도드라지는 느낌을 받는 것. 그렇게 미디어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굉장히 많지요. 지향점도 물론 중요하지만, 이런 부분을 좀 잘 체크하면 활동하는 사람들을 늘릴 수 있지 않을까요?



오늘 시간 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나중에 운영위원으로 다시 뵐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예. 제가 지금 학교 내에서 학보사를 맡고 있는데, 거기하고 연계해서 어떤 활동을 해 볼 수도 있겠네요. 2주에 한 번 정도 글을 기고한다던가… 그거 말고도 다른 아이디어가 있으시면 연락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저도 앞으로는 활동에 좀 더 신경을 써야 할 것 같습니다. 


인터뷰 | 숲씨 mwtvbae@gmail.com,  녹취 | 김영중,  정리 | 한건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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